아마 그는 그 밤에 아무도 몰래 울곤 했을 것이다
어느 시인은 세상에 어느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고 말했지만
세상은 이제 그가 조용히 울던 그 밤을 기억하려 한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흐느껴본 자들은 안다 자신이 지금 울면서 배웅하고 있는 것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자신의 울음이라는 사실을 이 울음으로 나는 지금 어딘가에서 내 눈 속을 들여다보는 저들의 밤을 마중 나가고 있다고 그리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밤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이라고 아마 그는 자신의 그 밤을 떠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끝없는 약속을 하곤 했을 것이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살았다고 세상은 마중과 배웅의 사이에 있는 무수한 주소들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다고 우리는 그가 조용히 이불을 들추고 일어나 흐느꼈던 그 밤을 기억해야 한다 배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선 입을 틀어막고 울어본 자들이 더 많이 필요한 세상에 그 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시간이 올 것이다
봄, 놀라서 뒷걸음질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
문학
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
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
시인의 독백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부러진 피리로 벽을 탕탕 치면서
혁명
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
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






